2020.06.29 21:06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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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다

  햇살 조각같은 나비가 꽃을 떠나는 일 나비같은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일 어느 어두웠던 삶이 바람처럼 세상을 등지는 일 해가 지구의 절반을 비추며 어두워지는 일을 보면 떠나는 일이 사랑인 거겠지
  내가 아프다면 나는 안 아프냐고 말하는 게 아니고 커피 한 잔 같이 하지 못해 짜증 내는 게 아니고 보고 싶은데 힘든데 왜 아무 것도 하지 않느냐고 말할 때 서러워지도록 말을 던질 때 혹은 서로 기대거나 꽃 피는 밤에 물이 되거나 누구룰 위해 작아지고 감내하는 일같은 것들은, 
  떠나서 더는 말 없는 사람과 거뭇하게 사라지는 하늘을 보면 또 그 자리에 별을 놔둔 걸 보면  감추거나 사라지거나 혹은 그대로 남아 있는 일이 사랑인 거겠지, 어느 경우에도 다른 일은 사랑은 아닌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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