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어둠도 밝음도 아닌 외로움들이 뚝뚝 떨어져
불을 켜는,
오후는
기운 없이, 전달된 기억이 두툼한, 좋아하지 않는 생일,
선물처럼 네가 펼쳐지듯 여름이 비로 오는 날,
너로부터의 거리,
그리움은 아니었지만 그리워, 비가 오는 날,
빗소리로 채워지는 거리,
헤어지지는 않았지만 만나지는 않는, 바람 없이
흐리게 나무가 휘청이는 날,
펄럭이는 이파리들의 다짐처럼
네 생각이 쏟아지고 쏟아져 그 먼 거리
다 좁히고 채우고, 나에게로부터
예쁜, 하지만 언젠가는 미웠던 말들,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