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매체는 대부분 동시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특히 글자는 매우 오래 전에 쓰여지고, 그것을 한참 후에 읽게 마련이다.
채팅이나 메신저 같은 프로그램도 있지만, 일회적인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난 이 글자들이 좋다.
이런 것들을 읽고 해독하고 이해하고 때론 내 안에까지 받아들이고 다른 이미지로 떠올리고 연결시키고 하는 일들이 좋다.
비록 지금 글자 밖의 상황을 기록하기 힘들지만.
오늘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기에 글자 외적인 상황을 다 기록할 수는 없지만,
아주 피곤하고 조용하다.
이런 날은 드물다. 아니, 피곤하면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
열심히 낯선 곳을 향해 움직이는.
떠오른다. 바람처럼.
난 네게로의 자유, 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