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우릴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어서 잎이 펄럭이는 것이 아니라
잎을 펄럭여 바람이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기다리다 나는 가만히 바람 부는 풍경을 바라본다
겨울이 왔고 느릿하게 하지만 재빨리 나는 그것을 바람으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저는 여행을 떠난다
지난 봄으로의 여행을
숨소리마저 파랗고 쓸쓸할 시간이다
밤 9시 54분
2분 빠른 시계로부터 난 2분만큼 더 생각하고 그만큼 나른하다
겨울은 모두에게 공평하지만, 모두에게 관대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