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바람이거나 따듯한 눈이거나 혹은 어둔 하늘 소스라지는 별빛이거나 세상의 모든 어떤 것이라도 그리움을 깨무는 무엇이 모두에게 있다. 그래서 그 어느날 겨우 새어나올 만큼의 아주 작은 소리로 보.고.싶.다.라고 말하면, 꼭 바로 그려지는 얼굴이 아니더라도 그 소리 안에는 조금은 서럽거나 미어지듯 설레거나 아파서 다시 그립거나 하는 마음들과 전해지지 못한 "보고싶다."는 그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보.고.싶.다.는 말은 어느 때인가는 환한 웃음이다가다 뒤돌아섬이다가 멈출 수밖에 없는 생각이다가 흔들리며 거뭇해지는 외로움이 된다. 차라리 그것을 알지 못하였더라면, 보.고.싶.다.는 그냥 보고싶다는 소리로만 전해질 텐데. 오늘은 얼어가는 온 땅의 몸짓들이 하늘 끝에, 크고 하얗게 보.고.싶.다.고 말해서 눈송이 하나하나 보.고.싶.다.며 땅 위의 그들 머리마다 내려앉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