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있다.
병원에 오면 대기시간처럼 긴 생각들이 이어지다가
띵동 소리에 그 생각이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삶의 시간들이 내 생각과 아무 상관없이
편집된다.
아픈 곳을 생각하다가 진료과정을 떠올리고
다시 삶의 집착과 허무함을 생각하고
그래서 더 가볍고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서 더 진중해야 한다는 고민이 교차되고
스마트폰 화면을 홀린 듯 반복해서 열어보고
기다림에 병이 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역시 삶은 기다리는 것.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