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런 때가 있어.
찌뿌둥한 몸으로 잠을 벗어내려고 이불 속에서 한참을 눈을 감은 채로 누워있다가 일어났는데,
모든 것들이 평온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때,
서랍장에 비치는 햇볕도 차분하게 앉아 있고 거기에 반사돼서 보이는
조금 떠다니는 먼지들도 멈춘 듯하고,
가볍게 노래를 켜놓아도 멀리 뻗지 않고.
그런 때 무거운 몸으로 조금 가만히 있어 보는 거지.
나도 그들처럼. 조금 덜 움직이고 가만히. 조용히. 조금만 더 가볍고 평온하게. 지금 그런 때처럼.
그런 때, 마음도 몸도 조금 풀어 헤쳐두고 가만히 어딘가에 담겨 있는 것처럼 평안한 주말이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