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어딘가를 지나다가
어느 집 앞에 담만큼 쌓인 폐지와 고물들을 보았다.
내 옆자리에 어떤 사람이 그런다.
요즘은 애들도 힘들고
나이먹은 사람도 힘들고, 이런다.
그리고 산다는 게 뭔지, 또 이런다.
폐지가 어지간한 사람의 키만큼이나 높아 보였다.
어느 노인의 지겨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일까.
어둠만큼이나 무거운
죽음의 느낌들에서 벗어나려는 가로등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삶은 그렇게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쟀든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