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 모기향
11시 4분에 지나가는 비가 있다
그 빗속에서 기차소리가 들렸다
아무 것도 젖지 않았지만 눈에서 자꾸 새어나오는 물기를 닦아야만 했다
“그곳까지 가는 기차가 있어요?"
빗소리는 들렸지만 기차는 지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곳까지 가지 못하는 거니까 안심이 되었다
나는 오랫동안 직장으로 여행을 떠났다
“밤 비행이라 자면서 가면 돼요”
하지만 나는 좀처럼 잘 수가 없었다
침대가 날아가는 것도 아닌데 자꾸 어지러웠다
“이번 일이 끝나면 우주로 가 쉬고 싶어”
어디든 다 우주였으니까
“그래요 혼자만의 우주로”
그리고 나는 종이컵 속에 남은 커피에 떠 있는 하루살이의 하루를 미시적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가 우주에 빠졌어, 블랙홀”
타들어가는 모기향처럼 생긴 - 그녀에 대한 생각이 가득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