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의 권태
앉아 있던 낯선 의자를 만났다
의자의 아버지 나무는 머리털을 묻고 살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그 뼈를 취해
누군가에게 눌려도 버텼다고 했다
의자는 울었고 삐걱이는 소리가
아팠다
사진은 관이고
세탁은 소다
방아는 간이었다
왜일까
잠자리
너를 조금만 생각해야겠다고 항상 생각한다
세상 놀라운 일
잠에서 깬 가을
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알기 위해 헤어졌다
엄마
가을의 힘
몽환적 도착
지속의 긍정
가을 증발
직립의 권태
토요일의 가을
제목 없는 병
다만
순수했던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