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몽
너를 멀리 두고 그리움을 키우는 것이 어느 새벽 생생한 어둠처럼 꿈을 꾸고 앉아서 밝아진 전화기를 들여다 보는 일이란 것을 알았다. 그렇게 무엇인가를 마음에 맺히게 하는 일은 모든 관계를 떨쳐내고 혼자 아파하는 일이며 어떤 아침도 깨울 수 없는 또다른 꿈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바람없는 날은 없을 수 없다며 문앞에 서서 너에게로의 계단을 외면하는 그 시간 나의 맨 마지막 바람을 네 곁으로 내쉰다. 결국 다시 문을 닫고 만들어 놓은 어둠으로 들어서면 수많은 외로움에 둘러쌓여 나는 또 잠에 들 것이며 그리고 마치 깨어있는 것처럼 또 잠에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