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0 13:44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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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가을은 여름의 뜨거웠던 흔적이 맞다

덴 자국들이 아무런 의미 없이

지워지진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이 좋아했던 담배를 사고 나오듯이

얼굴을 보는 일은 그런 계산의 과정이었다

모든 텅 빈 겨울로 가는 행위가 맞다

사랑했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추억마저 다 얼어 죽기 전까지

그러다

지겹겠지만

몇 번을 고쳐 쓴 처방전을 들고 이제 나는

가냘픈 시퍼런 싹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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