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에 숙제 하나를 하고 있다.
거의 끝나갈 무렵,
인사 한번 하고 싶다.
아무 것도 아닌 값어치 없는 말들로
사람을 채울 수는 없다. 그래서 그들은 말을 내뱉는다.
다른 이를 자신의 말로 채우려고 한다.
그 어떤 말도 그렇게 채울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형처럼 끊임없이 반복한다.
서로 마찬가지다.
그래서 가끔은 말을 함부로 내뱉기도 하고, 어떤 말도 의미 없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것은 일종의 게임이자 벌이니까.
그래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말은 그렇게 내뱉는 말이 아니니까.
얼굴 보면 안녕, 대신에 사랑해, 라고 인사하고 싶다.
그런 말로 그 사람을 채울 수 없는 벌을 받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