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판사에선지 포스트잇을 남기고 갔다.
책상 위에 포스트잇이, 간혹 손이 가는 포스트잇이 있다.
그 포스트잇은 잘 붙지 않아 불편하다
잘 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인 줄 알지만, 너무 잘 떨어진다.
포스트잇이란 원래 그래, 잘 붙었을 때, 자국을 남기지 않게, 떼기 쉽게 그렇게 만들어졌다.
우연히 만들어져 잘 붙지 않는 불량품에서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변신한 포스트잇.
내 감정도 그렇게 만들어질까. 불량들인 감정에서, 감정의 혁신을 가져왔을까.
쉽게 뗄 수 있는 감정들로 관계들로 만들어가고 있을까.
그랬을까.
결코 그렇지 못하다, 나는.
잘 떨어지지 않는 포스트잇이 오히려 불량품이다.
내 안에 수많은 불량품들이 퍼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