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질
- 마종기
낚시질 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 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 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 같이 울었다.
물고기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그 왜 사는지 궁금해하는 물고기를 낚으러 간 화자는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왜 사는가. 왜 사는가. 평생을 이 세상에서 헤엄치면서 왜 사는가. 뜨거운 대낮에 소주라도 한 잔 했을까.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살 수 없는 것이었을까. 왜 사는지 모르고 살면 안 될까.
피할 수 없는 슬픔이 주먹처럼 날아 오는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