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2 11:31

계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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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1

 

 

 

오늘 울었던 것은

내가 아니라 오래 전에 

네 입술에 닿았을

그 햇살이었다

 

계단을 내려설 때 보았다

그 때의 이별로 이미 갈라져 있던 틈

그리울 때마다

아픔을 너무 오랫동안 복용해 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더 무성하게 자라고 스러지고

뿌리는 뿌리들은 더 깊어만 간다

 

혼자 걷는 계단은

이제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

어쩌지 못하고

 

한숨이 그런 말이랬다

네가

그저 다 운명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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