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홍반장 posted Apr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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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걸을 때마다 까만 햇빛이 조금씩 따라오는 날이었다

꽃잎 질 때 비가 내렸다

어제의 일이었다

비가 내릴 때 지는 꽃잎은 잔인하다

나는 어딘가에도 머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걷는 날이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모여 자꾸 흉을 봤다

지겹다는 말이 아주 희미한 봄날에는

햇빛이 눈처럼 내리고

비는 햇빛처럼 내렸다

봄은 지겨워 할 틈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