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파트 입구에 묶여진 빨간 붕어빵집이 있다
허리가 묶인 붕어빵집에
봄이 와버렸다
애기를 업고 노란 붕어빵을 부풀리던 아저씨는
붕어빵보다 웃음을 더 잘 만들었다
지은 죄 많은 나는
붕어빵을 살 때마다 미안했다
붕어빵집에는 봄이 오지 말았어야 했다
빨간 포장 안은 이미 봄이었는데
애기는 아빠 없이 이제 어딘가에 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애기에게 노란 봄이 찾아가고
그 빵집에는 영원히 봄 같은 건 오지 말아야 했다
그 붕어빵집을 오늘도 나도 의미 없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