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지 말았어야 했다

by 홍반장 posted Mar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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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파트 입구에 묶여진 빨간 붕어빵집이 있다

허리가 묶인 붕어빵집에

봄이 와버렸다

애기를 업고 노란 붕어빵을 부풀리던 아저씨는

붕어빵보다 웃음을 더 잘 만들었다

지은 죄 많은 나는

붕어빵을 살 때마다 미안했다

붕어빵집에는 봄이 오지 말았어야 했다

빨간 포장 안은 이미 봄이었는데

애기는 아빠 없이 이제 어딘가에 뉘어 있을지도 모른다

애기에게 노란 봄이 찾아가고

그 빵집에는 영원히 봄 같은 건 오지 말아야 했다

 

그 붕어빵집을 오늘도 나도 의미 없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