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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어릴 때 내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때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혼이 났었다.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선택에 대한 부정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 뒤에 달려오는 여러 일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체념의 의미였다.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더 작은 것을 얻기 위해 더 큰 것들을 내어주고 포기하고 살고 있다. 무엇이 더 큰 것인지 작은 것인지에 대한 혼란도 있지만, 오래 전부터 그런 고민조차 하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정말 일상이 소중한 것일까 하는 의문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봄 오는 들판을 보면 단번에 수긍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래도 다신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때쯤에 그런 생각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에 대한 포기가 정당한지에 대한 물음도 괜찮고 그런 것들이 정말 포기할 만한 대상인지에 대한 고민도 인정할 만한 것인지.

직업이 있다. 직업은 삶을 지속시키기 위한 것이다. 자본을 얻기 위한 임금 노동자로서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조화가 필요한 것인지, 일방적인 포기를 스스로 위로하면서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도 스스로 대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불순한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묻고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는 스스로에게 많은 푸념이라도 쏟아야 하루가 진행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 생각들조차.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냐고 말하면서 서로 웃으면 된다.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해가 아닌 인정의 단계에서 하루를 걸으면 된다. 걷기만 하면 목적지는 정해지게되니까.

오늘도 지금의 선택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제 그런 질문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오늘의 생각 하나

오늘을 시작하며 혹은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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