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콩을 상상한 날
떡에 콩이 들어 있어 떡콩이 아닌 콩떡이 되었다
내가 우울에 불려지고
빻아지고 견뎌서 어느 붉은 시간을 조금
넣어두었는데
나는 아직 콩떡은 아니다
어깨가 저린 하루는
병원에도 가지 않고
또 나를 찾아왔다
내게는 건넬 처방전도 약도 없는데
누가 먼저 껴 안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서로 부둥켜 안았을 때
형광등이 조금 어두워졌다
콩떡인가요 약인가요
누가 나에게 물어도
물어 뜯어도
피처럼 대답이 저절로 나오는 법은 없다
콩속에 떡이 들어 있었으면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