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7 23:43

떡콩을 상상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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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콩을 상상한 날

 

 

 

 

떡에 콩이 들어 있어 떡콩이 아닌 콩떡이 되었다

내가 우울에 불려지고

빻아지고 견뎌서 어느 붉은 시간을 조금

넣어두었는데

나는 아직 콩떡은 아니다

어깨가 저린 하루는

병원에도 가지 않고

또 나를 찾아왔다

내게는 건넬 처방전도 약도 없는데

누가 먼저 껴 안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서로 부둥켜 안았을 때

형광등이 조금 어두워졌다

콩떡인가요 약인가요

누가 나에게 물어도

물어 뜯어도

피처럼 대답이 저절로 나오는 법은 없다

콩속에 떡이 들어 있었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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