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얻다
나의 어릴 적 놀잇감들은 모두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고무신은 고무공장에서
깡통은 재활용수거함에서
탱자나무는 울타리에서
흙은 땅에서
이제는 너무 말짱하게 놓여 있다
교활하게 잘 늙고 날카롭게 병약해졌으며
잘못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눈에는
이제 보이지 않는
놀이터의 소리들이
들리지도 않는다
나의 어릴 적 놀잇감들은
본래의 얼굴이지만
무표정한 얼굴이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슬픔이 어둠처럼
내리곤 한다
어둠을
어둠으로만 아는 사람들은 볼 수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