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얻다

by 홍반장 posted Feb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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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얻다

 

 

 

나의 어릴 적 놀잇감들은 모두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고무신은 고무공장에서

깡통은 재활용수거함에서

탱자나무는 울타리에서

흙은 땅에서

이제는 너무 말짱하게 놓여 있다

교활하게 잘 늙고 날카롭게 병약해졌으며 

잘못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눈에는

이제 보이지 않는

놀이터의 소리들이

들리지도 않는다

나의 어릴 적 놀잇감들은

본래의 얼굴이지만

무표정한 얼굴이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슬픔이 어둠처럼

내리곤 한다 

어둠을

어둠으로만 아는 사람들은 볼 수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