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들
어느 술자리에서 우리는
재주를 배울 수 없는 늙은개를 이야기하고
삶의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들자고 얘기했다
쪼개진 참치 대가리를 보고 처참하다는 생각을
결코 하지 않았고
미끌거리는 이야기들 속에 숨어 있는 가시들을 발라내었다
술자리가 모두 끝나자
멀쩡한 내가 운전을 해서 술 취한 사람들을 데려다 주었다
마지막 사람이 내리자, 외로움이 올라 탔다
외로움은 침묵했고 나는 음악을 들었다
서로 말이 없었다
그리고 술자리에 있었던 일들을 지워가기 시작했다
길은 말없이 물러나기만 했다
모두들 무엇때문에 사는 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