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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째 먹는 유기농 선악과

 

 

 

 

안정기가 불안정해 꿈뻑거리는 형광등과

어둠뿐인 어둠이 기웃거리는

틈에 서서

어둠과 밝음이 교접하는 음탕함의 핏기 없는 어깨를 보았다

조금 더 나쁘지 않는 악과 손잡는 고민은

어릴 적 세었던 별처럼 모두 사라졌다

숙제를 생각했다

어떤 향기로운 것을 먹어도 똥냄새는 더 심하거나 덜 심하거나

죽은 사람은 우리에게 모두 선배처럼 절을 받거나 침묵하거나

의사를 좋아하는 두통이거나 약을 좋아하는 두통이거나

더 미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미치려고 노력하거나

다 마치기도 전에 숙제는 어둠의 범위까지 나왔다

다시 경계에 섰다

이미 절정이 지난 형광등은 하얀 숨을 내뿜는다

대부분의 인간들처럼

밝음 속에서 어둠을 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악이 악을 구축하고 심판하는 길거리에서

사랑 따위는 마구 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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