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거짓말, 그리고
오후의 긴 직장을 훑어내서 짜낸
어둠이 커피 냄새를 풍긴다
겨울이 다 되도록 누군가는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에 대해
누군가는 프로야구 순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를 사랑했어와 엘지 트윈스를 사랑했어라는
질문은 결국 다르지 못했다
환상을 위장한 비가 내린다
예수님은 사랑이시고
가롯 유다에게도 은 삼십 냥은
사랑이었다
어둠에 걸려 넘어진다
지금껏 이별이나 멸시에 넘어지긴 했으나
갓 깃든 푸른 어둠에 넘어지리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얼다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비가 나에게 다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