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9 12:09

분별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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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에서 벗어나기

 

 

 

어느날 나는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환자복을 입었다

곧바로 가을이 왔다

병으로 숨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어린날의 신열처럼 확증은 없었다

어둠이 소리를 지르며 왔던 밤에도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오랫동안 하는 일은 모두 힘들었다

 

빗소리라고 생각했다

차츰 냉장고인지 자동차인지 빗소리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늙어가는 텔레비전 속의 사람들을 보았다

그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예의라고는 전혀 없는 아침이

나를 깨웠다

별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아침

 

어제까지도 나는 사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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