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9 21:32

신석정 - 들길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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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 서서

                        -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문장 5호, 1939.6)

 

 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신석정의 초기시는 현실에 대한 관심이 녹아 있기는 하지만, 거의 「전원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 시는 그의 후기 작품으로, 초기의 목가적 경향에서 벗어나 싱싱하고 젊은 산처럼 희망의 푸른 하늘을 이고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보이고 있다.

「밤」이 극복해야 할 현실의 암담함을 상징한다면, 「별」은 그것을 넘어선 초월에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별이나 푸른 하늘이 일제 치하의 암담한 식민지 현실에서 뼈저린 삶의 중압감을 이겨내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 시는 시인의 내면 세계가 대상을 통해 외부로 확산된 작품이다.

▶성격 : 서술적, 비유적

▶심상 : 비유적, 시각적 심상

▶어조 : 독백적, 대체로 직설적 어조

▶구성 : ① 1-2연 : 푸른 하늘을 우러르며 사는 숭고한 삶

제1연 : 푸른 하늘에 대한 자각 - 흰구름 = 푸른하늘

제2연 : 삶의 숭고성

② 3-4연 : 지구를 디디고 사는 기쁜 삶

제3연 : 굳센 삶의 모습

제4연 : 삶의 기쁨

③ 5-6연 : 푸른 별을 바라보며 사는 거룩한 삶

* 의미의 대립구조 : ‘저문 들길 ↔ 푸른 별, 푸른 하늘’

제5연 : 푸른 별에 대한 지향

제6연 : 삶의 목표 확인

▶제재 : 저물녘의 들길

▶주제 : 굳센 삶의 의지와 이상 추구(현실의 고난에 대한 긍정적 인식)

- 냉혹한 현실 (매운 계절의 채찍, 겨울) ↔ 이상적 현실

 

 

연구 문제

1. 이 시에서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중심 시어는 무엇인가.

 별

2. 이 시의 소재들 중에서 ‘산’은 ‘하늘’, ‘별’과 그 함축적 의미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서술하라.

‘산’은 현실의 세계, ‘하늘’과 ‘별’은 이상의 세계 혹은 초월의 세계를 표상한다.

3. 이 시에서 화자의 삶의 자세가 직설적으로 표출된 시구 둘을 찾아 쓰라.

 숭고한 일, 기쁜 일

4. 이 시의 이미지가 지닌 구조적인 대응 관계를 찾아 35자 정도로 설명하라.

이 시에서 산과 구름으로 대비되는 이미지는 수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수직 구조는, 인간이 직립하여 설 수 있는 것을 현실에 발을 딛고 이상을 지니고 사는 것으로 보는 것과 대응된다.

5. 이 시의 화자가 지향하는 삶은 어떠한 것인지 20자 내외로 쓰라.

 굳건한 삶의 의지로 이상을 추구하는 삶.

 

감상의 길잡이(1)

이 시는 현실 생활이 어려워도 그에 굴하지 않고, 이상을 지니고 살아가려는 의지를 노래한 시이다. 이런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시인은 두 세계를 대립시켜 설정해 놓았다.

첫 번째 세계는 「화자가 존재하는 현실의 세계」이다. 이곳은 이미 어두워져 버린 공간과 시간으로 설정되었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의 삶은 뼈에 저리도록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가는 ‘나’이지만 결코 연약하지만은 않아서 푸른 산과 같이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산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두 번째 세계인 「푸른 별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별’의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띄게 된다. 하늘의 별을 바라다보는 것은 이상과 꿈을 향해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슬픈 현실 속에서 별을 바라다보는 일은 절실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슬픈 현실 속에서 별(이상과 꿈)을 바라보는 것을 ‘거룩한 나의 일과’라 하고 있다.

 

감상의 길잡이(2)

해 저문 들길에 선 시적 자아가 자신의 지난 생활을 돌아다 보며 새롭게 삶의 의지를 가슴에 심고, 높은 이상을 추구하고자 하는 내용의 이 작품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시적 자아가 존재해 있는 현실과, 그가 지향하는 ‘푸른 하늘’과 ‘푸른 별’의 세계를 대립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뼈에 저리도록’ 현실 세계는 괴롭지만, 시적 자아는 조금도 절망하지 않는 낙천적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고, 두 다리는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고 있다는 삶의 숭고함을 자각하면서 굳센 삶의 의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생활이 아무리 슬플지라도 ‘푸른 별’을 바라보는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인 삶의 목표를 확인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러한 그의 건강한 삶은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있는 것이기에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하고 소리 높여 외치거나, ‘생활은 슬퍼도 좋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저문 들길’로 상징된 일제 말기의 어두운 시대적 분위기에서 씌어진 이 작품은 비록 현실이 괴롭고 모질더라도, 그럴수록 높은 이상과 뜨거운 생의 의지를 불태우며 미래에 다가올 희망찬 새 시대를 갈망하던 시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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