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1 16:11

식판을 뒤집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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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판을 뒤집으며

 

 

 

줄을 서서 기웃거리고

차려진 반찬과 새삼스런 눈인사를 하고

식순대로 식기에 옮기고

쉬고 있는 의자에 앉아

숟가락을 국물에 우려 둔다

 

그곳에는

바람이 비어있는 자리를 지나치고

다 익은 가을이 담겨 있다

 

하얀 밥알들을 서로 떼어 놓는다

그들이 나이기를 바라면서도

혀를 굴려가며 씹는 일이

쓸쓸해진다

 

맛은 너무나 외로운 것

아, 이.별.의 맛

어떤 뜨거운 여름도 가을을 지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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