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실체 가을이라는 햇살이 투신한 자리에는 늘 꽃이 피었다 한다 사랑했던 일들이 기억속으로 숨어 들면 다른 모든 아픔들이 달려들어 뜯어 먹었다 이별은 실존하지 않았다 상처 입은 아귀였을 뿐이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럴 수 있어라는 의문문은 평서문으로 바뀌었다 꽃이 피었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처음부터 꽃을 본 적이 없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