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1 14:08

쏟아지는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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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널




어쩌다 왼쪽 눈에서 오른쪽 눈으로 바람이 지나가도
어쩌다 바람 없는 날 새들이 떠날 때 가지를 흔들어도
그러다 새들이 날아가는 긴 자취를 허공에 남겨도
바람이 가지고 온
새들이 날기를 배울 때
때묻은 사랑의 아픔에 대한
지나온 경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늘이 우렁차게 쏟아지는 날
이별 냄새 고인
하루의 계단을 올랐다 내려가는 길
우산을 덮고 발끝에서 어둔 너를 본다

그리워만 할 줄 알았지
내 안에 남은 네 흔적이 감춰져
넘치면서도
이미 지나간 네가 남아 있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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