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 퇴근길
꽃 다 진 상여같은 어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가는 길은 느릿하게 뒤로 내뺀다
아직 여기가 좋다고
다시 돌아올 곳이라고
결코 밝아질 수 없는 서역인데
심장을 움켜 쥐고 놓아 주지 않는다
돌아 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비가 내린다
주렁 죄를 달고
달랑 워낭소리 문자 알림 소리
누구는 신나서 잘 가라고 노래를 하고
누구는 허리 굽혀 머물라고 둥그렇게 빌고 빈다
다시 견디는 쌉싸름한 길은 돌아가는 길이다
삶은 살아가지 내가 살아가지
꽃 다 진 쇠널짝에서 불빛을 끄고 내리면
살아도 죽어도 싸구려
그렇게 나무관세음보살
하루가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