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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태어나면서부터 불편한 것

 

 

  영화 첫부분의 그로테스크함 때문에 영화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이성의 조작 보다는 늘 감성의 소개로 만나 자연스럽게 빠져 드는 편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나에게는 스타워즈 이상의 엄청난 수작이다.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영화의 모든 대사가 장면 뒤에 숨어서 그것을 대변하고 있다. 멈춘 화면들, 대사들, 색감들이 다 좋다. 

 

조제  : 프랑스와즈 사강의 한달 후 일년 후라는 책의 주인공? 이름.

호랑이 : 남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무서운 것을 보고 싶어했던 조제의 소원 중 하나

물고기들 : 바다를 처음 본 조제. 사실 사랑을 처음 시작하면 모든 것이 새롭다. 물고기들처럼 마음껏 바다를 헤엄치지만 결국에는 버려진 조개껍데기가 될 것을 안다.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일본어 공부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마 몇 번은 더 볼 것이다. 장마가 끝날 때까지 계속 볼 것이다. 그럴 계획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다음 장마를 기다릴 것이다. 15세인데 야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좋다.

 

  사랑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 거기에서 오는 허탈함이나 상실감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생선 반토막을 굽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다리가 불편한 조제. 다리가 불편하다는 설정은 너무나 적절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 예쁘게 나오지 않는 우에노 주리의 연기도 좋다. 다 뭔가 어설프다. 사랑은 다리가 불편한 것이다. 그것 때문에 다른 어느 한 사람도 불편해 질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두 번 울 뻔했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곧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겠지만, 난 다시 울 뻔할 것이다.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답이 여기 들어있다. 

 

  총은 왜 구하려고 했을까. 몇 번을 더 보고 답을 찾아야겠다.

postfiles10.naver.net.jpeg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일 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언젠가 자기가 없어지게 되면 난 미아가 된 조개 껍데기처럼 혼자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음악 영화 그리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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