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경쇠약에 걸린 소녀의 울음 같은 소리를 내는 모기를 만났다.
왜 그래
아파서 그래
무엇 때문에, 피가 모자라는 거야
내가 먹는 피는 내 피가 아니야
내 날개를 움직이는 것은 나의 피야
그것은 또다른 내 피일 뿐이지
너의 작은 얼굴과 뾰족한 입, 날개를 제외하고는 피로 이루어진 거야
소화기관을 둘러싼 피와 그 안에 들어 있는 피는 다르다는 거야
무슨 소리야
내가 죽을 때 흘리는 피는 나의 피어야 해
오늘 그 고민에 빠진 거야
흡혈을 하는 모기, 그 피의 구분에 대해 강박에 빠진 완전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