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지 밀러는 79년 매드맥스 시리즈를 만든 이후, 전혀 다른 필모그래프를 그려보인다.
이스트윅의 마녀들이란 영화를 만들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렌조오일, 가족영화 꼬마돼지 베이브를 만들었다.
중간 중간 몇 개의 영화들이 있었지만, 잊혀지고 있던 감독이 아닐까 싶다. 그러던 그가 다시 매드맥스를 들고 돌아왔다.
누군가는 이 영화에서 액션을 보고 누군가는 페미니즘을 보고 누군가는 미래사회의 암울함을 보고 누군가는 비주얼을 보고 누군가는 음악을 보고 누군가는 삶의 목적을 보았다고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읽었든,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러라고 만든 거니까, 자기 면에서의 평을 전부라고 할 이유도 없고 그것이 맞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그렇게 보였다고 말하면 된다.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것을 보는 것뿐이니까.
난 가끔 영화에서의 감독의 역할은 야구에서의 감독의 역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개인의 역할과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유기적인 조합이나 작적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독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만들 수도 없다.
1. 장소와 시간
영화에서의 장소는 사막이다. 사막은 환상이고 죽음이다. 그곳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는 기름이고 살 수 있는 에너지는 물이다. 지금의 우리 모습과 같다. 지금은 기름을 위해서 전쟁을 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물을 위해 전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막은 그 두 가지 모두 필요한 곳이다. 그리고 환상이 있다. 오아시스, 신기루 같은 욕망을 성장시키는 환상이 존재하는 곳이다. 이 영화에서는 시간이 과거로 흘러갔는지 미래의 어디쯤인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우리가 살았던 혹은 살게 될 어딘가일 뿐이다.
2. 페미니즘
왜 여자가 주인공일까. 주인공이 있을까. 주인공은 네명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임모탄, 퓨리오사, 맥스, 눅스. 단연 퓨리오사(샤를르즈 테론)이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격인 맥스와 그 비중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다. 임씨의 다섯 부인 중 스플렌디드도 꽤 비주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기타맨 ^^
사실 여자가 주인공인지, 그 여자가 다섯 여자를 빼돌리는 이야기라는지 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 생산, 새로운, 생명, 강함 등을 의미하는 여성으로 본다면 보름달이 커다랗게 떠있는 밤 배경이 하나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 녹색의 땅, 희망의 땅이 사라지고 결국 떠난 곳이 녹색의 땅이라는 것을 알고 씨앗을 끝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3. 액션
기본적인 액션의 궁극은 이소룡이다. 몸으로 하는 액션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무협영화에서의 액션이 아니라면 액션은 대부분 하나의 소도구나 장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새빨간 홍어무침이나 새로 담은 김치처럼 그 색깔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빨간 것이 주가 아니다. 맵운 맛과 그 향이 더 자극적이고 직접적이다. 액션은 그런 면에서 로드무비의 양념 색깔과 같은 것이다. 티르티르와 미티르처럼 행복은 집에 있더라는 어느 정도의 교훈을 맛으로 남겨 두었는지 모른다.
4. 비주얼과 음악
영화에서 비주얼은 미장센이나 프레임처럼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와호장룡을 보면 그렇다. 대나무 위에서의 장면은 발레나 아크로바틱을 연상시키면서도 그 우아한 비주얼이 그 장면의 다른 의미나 액션을 압도한다. 하나의 장면. 그것이 전부가 되기도 하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단연 기타맨이다. 다르 어느 인물들보다 강력한 인상을 던져준다. 그리고 수많은 효과음과 함께 배경음악이 등장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그것이 음악인지 다른 효과음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이 영화에서 더 잘 섞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액션영화라고 해서 결코 액션만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또 그렇게만 봐서는 안 된다. 사람을 그렇게만 고정시켜 보는 일은 자기 스스로가 속는 일이다. 사람은 결코 믿을 것이 못된다. 그것은 자신을 결코 믿을 것이 못된다는 말과 같다. 내가 내 스스로 그렇고 내가 남을 보는 시각이 그렇기에 모든 것이 변하고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영화 한 편을두고 이렇다라고만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고정적인 의미는 없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아직 덜 씀. 하지만 이것이 끝일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