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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지 못하는 오늘

 

 


오지 않은 신호에 지쳐 
내 대신 잠들어 있는 전화기는
사랑을 만들어 본 적 없는 
돈만 쌓이는 가난한 사람에게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어둠에게 얻은 자리에 겨우 섰던 가로등은
그녀가 우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잊을 때보다 잊혀질 때
그리움은 더 빨리 사라지고
서둘러 온 새벽보다 일찍 깨어 보면
옅어지는 어둠에 빈 방이 울어서
이불은 젖어 있었다
머리 맡 전화기는 별처럼 깜빡이지만
그 사람의 변명들을 떠올리면서
일부러는 깨우지 않았다
대신 깊이 쉴 수 있게 전원을 꺼주었다
소용돌이처럼 오래 인사를 한다
밝아지는 아침이지만
수많은 어제처럼
이별은 결국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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