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없는 비가 제 몸을 때려가며 말을 건네 온다.
그것마저도 듣지 못할까봐 바람까지 데리고 왔다.
제 몸 찢어내며 바람이 길게 울고 빗방울은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붙여 소리를 완성한다.
난 오랫동안 그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내가 언젠가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할 때가 있을 테니까.
오늘은 이야기는 대충이렇다.
태평양에 자리한 북상 중인 태풍의 영향으로 저기압 가장자리에 들겠으며
기압차로 인해 초속 10 m/s 이상의 바람이 불겠고, 이로 인해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입니다.
대충 이렇게 알아 먹었지만,
이건 내가 엉뚱하게 해석해낸 것뿐이다.
다시 실망스럽지 않게 오랫동안 들어봐야 한다.
들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