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속의 군중
바람이 거세게 불어 시끄러운 소리가 흘러 넘치는 산이 있다고 하자 모두 흔들리는 나무 가운데 가만 서 있는 나무가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심지어 숲이나 나무들은 가만히 서 있는 그 나무가 있는지도 모른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나무는 흔들리지 않을 선택권이 있다
잘 모르고 있겠지만 불어오는 바람과 아무런 상관없이 너는 흔들림이나 흔들리지 않음을 선택할 수 있다 바깥의 바람의 문제만은 아니다 내 안의 바람 역시 문제다
나무는 다른 나무나 산을 의식에 두지 않는다 의식에 두지 않으려고 할수록 의지하게 되고 스스로의 땅밑을 파게 된다. 외로움 속에서는 외롭지 않다. 누가 말하는가. 어느 자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