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떠오르다
어둠이 설익은 저녁
여섯시 반
날짜는 오월 이십삼일이 좋다
바람이 크게 우쭐거리지만 빗방울은 굵고 성글다
온도는 막 더워지는 이십오도 근처일거다
이런 날 언덕에 오르는 일은
축복이다
하늘이 회색으로 헝클어진 날
모든 것들이 다
바람으로 몰려온다
그 때를 떠올리기 좋은 시간
가느다란 그의 눈물과 B29가 그려진 운동화와 너무나 시끄러웠던 경운기 소리와
밟을 때마다 흙먼지가 올라오던 구들장
병원 한번 가지 않고 잠드신 할머니의 잔소리들
새로워지는 지난 일들
우린 어둠 속 울음을 잘라먹고 컸음을 알까
그만
누군가에게 가라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