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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교태로운 밤에 미치다



어둠은 가로등이 먼저 알아차렸다.

밤이 다시 시커멓고 거대한 극세사 머리카락으로 세상을 덮을 때

땅 위에 솟아 있는 모든 것들은 햇빛을 벗어내고 누울 준비를 한다.

나무만이 예외다.

움츠러든 나무는 어둠에 눌려 답답함과 기괴한 쾌감을 느낀다.

나무는 낮에 자라지 않는다.

어둠이 나뭇가지의 잔털을 어루만지고 나무는 더욱 단단해지고 

어둠 끝을 향해 어둠을 찢어내기 위해 더 솟아오른다.

뿌리는 땅을 힘껏 움켜쥐고 더 깊어진다.

얼굴을 절반 가린 달이 별들의 눈을 가린다.

둥글고 풍성한 어둠의 품은 너무 뜨거워 축축한 이슬이 내린다.

아침은 망설이다가 새벽을 먼저 보내고

새벽 새는 그것도 모르고 나뭇가지가 젖어있다고 이상하게 뜨겁다 생각한다.

아침이면 숲마다 한숨같은 안개가 피어오른다.

모든 것이 끝나고 해가 산등성이에서 스위치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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