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왜 말이 없을까
움직이지 못하는 것보다
말 없음이 가장 큰 형벌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두 알고 있다
땅의 힘을 빌려 뿌리마저 담아 두고
누군가의 힘으로
가장 큰 벌을 내리고 있다
어느 날 꽃 그늘 아래서
그 꽃은 무슨 말일까
들어보다가
소리 없음이 웃음은 아니라는
생각에
나도 생각을 멈추었다
그렇지만 다시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모두 말은 아니고
말은 더 이상 그들이 아니고
나무는 나무였지만
형벌은 잎처럼 모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