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나무

by 홍반장 posted Mar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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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왜 말이 없을까




움직이지 못하는 것보다

말 없음이 가장 큰 형벌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두 알고 있다

땅의 힘을 빌려 뿌리마저 담아 두고

누군가의 힘으로

가장 큰 벌을 내리고 있다


어느 날 꽃 그늘 아래서

그 꽃은 무슨 말일까

들어보다가

소리 없음이 웃음은 아니라는

생각에

나도 생각을 멈추었다


그렇지만 다시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모두 말은 아니고

말은 더 이상 그들이 아니고

나무는 나무였지만

형벌은 잎처럼 모두 떨어졌다.